+ 평화
2월 1일에 있었던 미얀마 군부세력의 쿠데타에 대해 미얀마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이자 양곤 대교구장이신 찰스 마웅 보 추기경님의 메세지를 나눕니다.
미얀마 국민들과 국제 사회에 보내는
메시지 2021년 2월
3일 존경하는 여러분, 저는 한 사람의 영적 지도자도서 이 순간 수백만의 마음에 공감하며
우리 미얀마 국민들과 민간 지도자들, 탓마도(미얀마 군대) 및 국제 사회에 이 글을 씁니다. 그동안 우리 역사에서 어두웠던
순간들을 슬픔으로 지켜보았고, 자신들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투쟁에서 보여준 우리 국민의 굴하지 않는
노력을 희망으로 지켜보았습니다. 우리는 지금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간을 지내고 있습니다. 저는 모두에 대한 애정으로 우리 나라를 둘러싸고 되풀이되고 있는 이 어둠이 종식되기를 기도하며 적절한 해결책을
찾으려는 마음으로 이 글을 씁니다. 1.
존경하올 미얀마 국민 여러분께 우선 현재 우리 미얀마에서 일어나고 있는 갑작스럽고 충격적인 사건들에
맞서고 있는 여러분에게 깊은 동지애를 느낍니다. 저는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침착하게 행동하고
폭력의 희생자가 되지 않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많은 유혈사태를 겪었습니다. 이제 이 땅에서 더 이상 피를 흘리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지금처럼
아무리 어려운 시기라 해도 해결책은 오로지 평화이며 이는 실현될 수 있습니다. 비폭력적으로 저항을 표현하는
방법은 늘 존재합니다. 지금의 이 사건은 슬프게도 대화와 소통의 부족,
그리고 다양한 견해 간의 분쟁의 결과입니다. 존엄과 진실을 위해 싸우고 있는 이 시점에서
미움은 끊어버려야 합니다. 모든 공동체와 종교지도자 여러분, 함께
기도하며 이 사건에 대한 평화로운 대응을 할 수 있도록 공동체를 이끌어갑시다. 모든 이를 위해, 모든 것을 위해 기도하되 도발하는 일이 없도록 하십시오. 우리는 팬데믹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용감한 의료진들이 수많은 생명을 살렸습니다. 그분들의 고통을 이해합니다. 저항의 뜻으로 사의를 표한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부디 여러분에게
맡겨진 이들을 저버리지 마시기를 부탁드립니다. 2.
탓마도 장군과 군부 통치자들에게 2015년,
선거를 통해 선출된 정부에 군부가 평화적으로 정권을 넘겼을 때 세상은 이를 존경의 눈으로 바라봤지만,
지금 미얀마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세상은 충격과 근심으로 반응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 뭐가
잘못된 것인지 이해하려고 애쓰면서 말입니다. 선출된 민간 권력과 탓마도 군부 사이에 대화가 부족했던
걸까요? 우리는 그동안 갈등 안에서 수많은 고통을 목격했습니다. 70년간 피를 흘렸고, 폭력은 아무 결과를 낳지 못했습니다. 여러분 모두 평화와 진정한 민주주의를 약속하였습니다. 민주주의는
과거 번영을 누렸던 이 나라가 현재 처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한 줄기 희망이었습니다. 탓마도 군부가 일방적으로 점령해버린 지금 세계와 미얀마 국민들은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선거 비리에 대한 주장은 중재를 통해 대화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습니다. 우리는 이 기회를 놓쳐버렸습니다. 세계의 많은 지도자들이 이런 행동을
비난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당신은 선거에 대한 조사와 또 다른 선거를 통해 더 큰 민주주의를
약속하고 있지만 미얀마 사람들은 공허한 약속에 지쳤습니다. 그들은 어떤 거짓된 주장도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당신은 1년 후에 다당 선거를 할 것이라
말하지만 우리 국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국민들은 말과 진실한 행동이 일치할
때에야 비로소 신뢰할 것입니다. 그들의 고뇌와 실망을 이해해야 합니다. 당신의 행동으로 당신이 그들을 진심으로 아끼고 그들에게 마음 쓴다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다시 한 번 간청합니다. 그들의 존엄성과 평화에 대한 권리를 지켜주십시오. 소중한 우리 국민을 상대로 폭력이 있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선거로 뽑힌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측 지도자들이 체포되었습니다. 많은 작가, 활동가, 젊은이들도 체포되었습니다.
그들의 권리를 존중하고 하루 빨리 그들을 풀어주십시오. 그들은 전쟁포로가 아닙니다. 그들은 민주화 과정의 포로입니다. 당신이 약속하는 그 민주주의는
그들을 풀어주는 것에서 시작될 것입니다. 그리고 세상은 당신을 이해할 것입니다. 3.
아웅산 수지 여사와 우 윈 마인 대통령과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지도자들에게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지도자
여러분, 여러분은 이 나라에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끝없는 투쟁의 한복판에 있습니다. 예기치 않은 사건으로 여러분은 포로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여러분을
위해 기도하고 당사자들에게 조속히 여러분을 풀어주도록 촉구하고 있습니다. 친애하는 아웅 산 수지, 당신은
우리 국민들을 위해 살아왔고 우리 국민들을 위해 삶을 희생했습니다. 당신은 언제까지나 우리 국민의 목소리가
될 것입니다. 지금은 무척 고통스러운 시간입니다. 당신은
이 나라의 어둠과 빛을 알고 있습니다. 당신은 이 국가의 아버지인 아웅 산 장군의 가장 사랑하는 딸일
뿐만 아니라 이 나라의 ‘아마이 수’(어머니 수)입니다. 진실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하느님은 진실의 궁극적인 중재자이십니다. 하지만 그분은 기다리십니다. 지금 이 순간 저는 당신이 처한 곤경에 대해 깊이 아파하며 다시 한 번 당신이 당신의 사람들 한가운데를 걸으며
그들의 정신을 드높여 주기를 기도합니다. 동시에 저는 이 사건이 대화와 소통의 부재, 서로를 받아들이지 못함 때문에 일어났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들어주십시오. 4.
국제 사회에 여러분이 받으신 충격을 이해하며, 염려해주시고
마음으로 함께 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그것이 저희에게 얼마나 값진 것인지 모릅니다. 역사를 통해 우리는 성급한 결론과 판단이 결과적으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고통스럽게 깨달았습니다. 제재와 비난은 효력이 없으며 오히려 소통을 차단했습니다. 이런 강력한 조치들을 통해 우리 땅의 자원을 탐내는 강대국들만 이득을 보았습니다. 우리의 주권을 두고 그들이 거래를 하도록 내버려두지 마십시오.
국제 사회는 미얀마의 역사와 정치적 경제를 잘 이해하는 가운데 현실을 다루어야 합니다. 제재는
우리 경제를 무너뜨리고 수백만의 사람들을 빈곤으로 몰아갈 뿐입니다. 화해 절차에서 결정권을 가진 이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유일한 길입니다. 지금 벌어진 일은 참으로 고통스럽습니다. 우리 국민을 와해시켜 버렸습니다. 저는 정치인으로서가 아니라 그들을
위로하기 위해서 이 글을 씁니다. 저는 이 나라의 모든 이해 당사자들이 우리 국민들에게 최선인 길을
원한다고 믿습니다. 저는 하느님께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쓰며, 그분의
이 위대한 나라, 훌륭한 백성들의 이 풍요로운 땅이 희망과 평화의 하나된 공동체로서 국제 무대에 진입하기를
희망합니다. 대화를 통해 모든 분쟁을 해결합시다. 평화는 가능합니다. 평화는
유일한 길입니다. 민주주의는 그 길을 비추는 유일한 빛입니다. 미얀마 주교회의 의장,
양곤 대교구 찰스 마웅 보 추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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